사랑의 편지로 맞는 2004 성년식

을지대학교, 사랑의 책 전달식

배영란 | 기사입력 2014/05/13 [01:53]

사랑의 편지로 맞는 2004 성년식

을지대학교, 사랑의 책 전달식

배영란 | 입력 : 2014/05/13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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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학교는 오는 19일(월) 성년의 날을 맞아 성년이 되는 1학년 학생들에게 학부모들의 편지가 담긴 책 한권을 나눠주는 행사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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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학교는 지난 2011년부터 성년의 날 즈음해서 학부모가 학교에 성년을 맞는 자녀에게 쓴 편지와 추천도서를 보내면 학교가 도서를 구입, 편지와 함께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3년째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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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2014학번인 신입생 1263명을 대상으로, 모든 학부모들에게 행사를 공지, 8일 현재 총 327명의 학부모 편지가 도달했다. 오는 16일까지 편지접수한다. 지난 2011년에는 423명, 2012년에는 393명의 학부모들의 편지가 학생들에게 도서와 함께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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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3시 성남시 수정구 양지동 성남캠퍼스 뉴밀레니엄센터 대강당에서 ‘사랑이 담긴 책 한권 전달식’에서는 조우현 총장이 자신이 학창시절 읽었던 책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추천하고, 또 학생들에게 직접 읽어주며 최우수/우수 편지에 대한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올해에는 세월호의 여파로 어느 해보다 자녀들에 대해 부모님들의 애틋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건강하게 성장해 준 자녀에 대한 감사와 부모가 바라는 자녀의 미래상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부모의 편지‘에서도 세월호가 화두
 
세월호 침몰사고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 모두가 침통한 마음으로 어린 학생들이 살아오기만을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지금에 딸에게 사랑의 편지를 쓰고 있자니 자식을 잃어 버리고 침통해 하고 있을 부모와 가족들 생각에 마음이 더욱 무겁고, 아프구나...
(의료경영학과 1년 오유경의 어머니 오은옥씨가 딸에게, 얀마텔의 ‘파이 이야기’ 추천)
 
세월호 사건으로 요즈음 사회에서 참으로 가슴이 아픈 소식으로 우릴 다시 한번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 누구로 사느냐 물음에 이야기를 시작하려해. 출세,명예,욕망으로 가득 채우고 죽음의 두려움으로 자기 본분 내려놓고 저 혼자만 살기위해서 나온 부끄러운 선장 이야기로 4월로 참으로 잔인한 계절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 오더라
(보건환경안전학과 1년 한솔의 어머니 염입분씨가 아들에게, 호크마 성경전서 추천)
 
세월호 침몰사고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 모두가 침통한 마음으로 어린 학생들이 살아오기만을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지금에 딸에게 사랑의 편지를 쓰고 있자니 자식을 잃어 버리고 침통해 하고 있을 부모와 가족들 생각에 마음이 더욱 무겁고, 아프구나
(의료경영학과 1년 오유경의 어머니 오은옥씨가 딸에게, 얀마텔의 ‘파이 이야기’ 추천)
 
세월호 소식으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고 아빠도 TV에서 소식을 들을 때 마다 마음이 아프구나 또 한편으로 이 사고로 인해 우리 아들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구나
(보건환경안전학과 1년 강병욱의 어머니 김경애씨가 아들에게, 정찬주의 ‘다산의 사랑’ 추천)
 
<자녀에 대한 응원형>
 
“장례지도학과를 지원했을 때에는 아빠는 조금 걱정이 있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니 수천년전부터 관혼상제중에 상례가 매우 중요한 삶의 과정이고, 또한 우리사회가 고령화사회가 되니 엔딩플래너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게 될 것 같다...아빠의 낡은 생각을 좀 고쳐야겠다. 그리고 너의 판단이 참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례지도학과 1년 김성현의 아버지 김경일씨)
 
“처음에는 남자인 네가 피부관리학과에 간다는 것이 너무 놀랍고, 의아했었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면 너가 좋아하는 대학과 전공학과에 간 것을 늦었지만, 정말 잘한 것이다고 칭찬해주고 싶구나”
(피부관리학과 1년 김찬빈의 아버지 김선복씨가 아들에게, 로버트 루트빈스타인의 ‘생각의 탄생’ 추천)
 
<자녀에 대한 미안함>
 
“언젠가 너는 이렇게 말했지. 무엇을 잘해서 인정하고 못해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너의 모습 그대로 받아주고 사랑해 달라고 말이야...바로 그것이 너희들이 진심으로 우리 부모에게 바라는 것들일 거야. 너의 이 작은 바람을 엄마는 왜 자주 까먹는 걸까...분명한 것은 엄마에게 너는 무엇 때문이 아니라 그냥 함께 있기에 정말 소중한 딸이다”
(간호학과 1년 김가란의 어머니 박현숙씨가 딸에게,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추천)
 
몇해전 아빠의 사업실패로 모든 상황이 어려워져 우리 딸들에게 제대로 된 지원을 못해준 것이 제일 마음이 아프구나, 그래서 비뚤어지게 나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많이 했는데 그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아빠의 마음은 흐뭇하단다.
(식품영양학과 1년 이유경의 아버지 이학성씨가 딸에게, 정영재의 ‘너만의 승부수를 던져라’ 추천)
 
오히려 학교에서도 우유배달을 해서 동생 교복을 선물하는 착한 딸이었지. 제일 엄마의 손길이 필요할 때에 뒷바라지를 못한 것이 미안하고 너무나 가슴 아팠다.
(임상병리학과 1년 장유선의 어머니 이미숙씨가 딸에게.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추천)
 
<할머니,할아버지의 사랑>
 
“근 4년동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지낸 일이 꿈만 같구나...인생은 100m 달리기처럼 숨가쁘게 살지 말고, 마라톤을 하듯 끈기와 인내로 살아가자. 1등도 좋지만 완주하는 것처럼 값진 것도 없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둬라”
(스포츠아웃도어학과 1년 서우리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이어령의 ‘지성에서 영성으로’ 추천)
 
너의 합격 소식을 듣고, 기쁨보다 죄책감이 앞섰단다. 힘든 입시공부, 좋은 환경은커녕 마음의 짐만 안겨준 낙제생 할머니 같았다. 마음속에 담아둔 ‘미안하다’라는 말을 이제사 하게되는구나. 너의 학교에서 행사하는 ‘사랑의 편지가 담긴 책한권’이 아니였다면 지금도 입밖에 내지 못하였을지도 모른다.
(치위생학과 1년 황주리의 할머니 차계자씨가 손녀에게, 카프카의 ‘변신’ 추천)
 
<학술형 학부모>
 
밀턴 프리드먼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거두로서 이 책을 읽으면 자본주의와 자유가 어떻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게 될거야. 그 끝에 최근의 금융공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알아보렴
(000학과 1년 최구상 어머니 진기순씨가 아들에게, 밀턴프리드먼의 ‘자본주의와 자유’ 추천)
 
“클래식은 몇 백년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준 음악이기 때문에 앞으로 환자들을 돌볼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은희에게 클래식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스토리를 이해하고 들으면 좋을 것 같아...”
(물리치료학과 1년 정은희의 어머니 박미리씨가 딸에게, 금난새의 ‘금난새의 클래식 여행’ 추천)
 
“버스나 전철에서 보내는 황금같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했어 혹시 잠만 자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 그 시간을 잘 활용해서 독서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학교에서 어떻게 엄마마음을 알았는지 정말로 의미있는 행사를 계획했더라...”
(물리치료학과 1년 김지은의 어머니 임명자씨가 딸에게, 강수진의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추천)
 
한편 추천도서는 문학이나 소설 보다는 우리 사회 전문가들이 청장년층에게 들려주는 에세이가 많았다. 부모들이 추천한 도서중 김난도 교수의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1위를 달렸다. 모두 17명이 추천했다. 이어 발레리나 강수진씨의 자서전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가 15명의 추천을 받았으며, 김은주 카피라이터의 감성에세이 ‘일 센티 플러스(1cm+)’가 10명의 추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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